사랑, 그리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

Book 2011. 3. 1. 11:28
내가 이 원고를 컴퓨터로 쓰는 동안 이제 두 살인 울 딸이 내 발치에서 수선을 피운다. 저 아이는 무엇을 원할까? 내 사랑? 그래, 어떤 의미에서는 그럴 것이다. 하지만 아이가 정말로 원하는 건 내가 자신에게 주의를 기울여주는 것이다. 순수하게 자신에게만 주의를 기울여주는 것. 아이들은 거짓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사람을 금방 알아낸다. 어쩌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사실은 사랑과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이 둘은 항상 같이 존재한다.             - [행복의 지도] 중에서


아, 행복의 지도는 가장 행복해 보이는 여행지들을 다니며 행복을 찾아 떠난 여행기를 적은 에세이 같은 책이에요. 기대했던 것과 방향은 좀 달랐지만, 엉뚱함의 코드 - 저자의 혈액형은 분명히 B형 이었을 거예요;; - B code 가 유쾌한 책이었지요.. 

장기투자 바이블: Stocks for the long run

Book 2010. 2. 11. 00:54


CFA 준비로 열심히는 보지 못하던 책 - 장기투자 바이블Stocks for the long run입니다. 미국 워튼Wharton스쿨 교수인 제러미 시겔Jeremy J. Siegel 의 책이지요. (어디서 많이 보던 이름입니다. -_-) 사실 읽은지도 약간 되었는데,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다 오늘은 한번 여유를 부리고 싶어 정리해 봅니다.

 전반적인 내용은 주식 투자에 대한 글이지만, 그러한 결론에 다다르기 까지 채권, 수익과 리스크를 고려한 포트폴리오, 경제 및 경기 사이클, Valuation, 글로벌 시장 등 경제전반에 이르는 폭넓은 주제도 다루고 ETF, 시장 변동성, 기술적 분석 및 행동 경제학Behavioral Economics 에 이르기 까지 실질적 내용도 다양하게 다루고 있습니다.

 1. 연간 GDP 성장률 vs. 주식 시장 장기 수익률

... 그러나 주식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주당 이익과 배당이다. 경제 성장이 총 이익과 배당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주당 이익과 배당금 성장률을 필연적으로 높이지는 않는다. 이는 경제가 성장하려면 자본 지출이 늘어야 하는데 이 자본이 공짜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술을 활용하고 개발하는 데는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Financing cost & accessibility to capital, 즉 조달 비용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여기서 조달 비용은 반드시 금전적 비용만 일컫는 것은 아니고, 법률/정치 시스템 및 사람들의 성장에 대한 확신과 기업가 정신이 발휘될 수 있는 환경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는 부분일 것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그래프에서 보듯이, 연간 GDP 성장률이 높아질수록 주식 시장의 장기 수익률이 오히려 떨어 지더라는 것입니다. 물론 시점이 모두 제각각이라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도 있겠지만 GDP 성장률과 주식 시장 수익률이 비례할 것이라는 직관과 위배되는 것은 일단 명백해 보이는 군요..

 2. 연방 기금 금리와 주식 수익률

...  그러나 이렇게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전략은 1950년대 부터 1990년대까지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2000년 이후로 연방 기금 금리가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와는 정반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금리가 인하될 때 주식 수익률은 부진했고, 금리가 인상될 때 주식 수익률은 오히려 양호했다....

 금리와 주식 수익률과의 관계입니다. 직관에 따르면, 금리가 오르면 주식 수익률이 떨어지고, 금리가 떨어지면 주식 수익률이 올라가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이러한 직관은 2000년대 이후로 맞아들어가지 않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과거 금리와 주가의 관계를 오랜 기간 보아온 투자자들의 학습효과 때문이겠지요. 금리는 (주가 보다는) 경제 상황에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미리미리 예상을 할 수 있습니다. 신문에서도 떠든다면 모든 사람이 금리 인상 시점을 대략은 알 수 있다는 것이지요.(한달후 주가가 어떻게 될지 예상하기는 정말 쉽지 않지만, 한달후 금리는 적당한 오차범위 내에서 거의 확실히 예상할 수 있지요) 이러한 예상은 바로 주식 시장에 반영되면서 과거보다 금리의 영향이 적어지고 (있거나 오히려 반대의 영향을 주고 있는) 있는 것이지요.


근간에 2000년 이후로 간략히 조사해본 우리나라 금리와도 유사한 시각입니다. 콜금리와 주가를 보면 1개월~12개월 lagging data(금리 leader vs. 주가 follower)를 보더라도 상관관계correlation가 -0.05~0.02 정도로 아주 약한 관련성을 보입니다. 즉, 금리의 변동 자체가 주가에 크게 영향을 준다고 보기에는 좀 약하다는 것이지요. 아래에서 보다시피 금리가 주가의 Leading 지표라기에는 조금 어려워보입니다.



한 두가지 더 중요한 시사점implication이 더 있었지만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잘 생각이 안나는 군요. -_-; 하지만 책을 덮고서 꽤나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던 책임은 분명합니다. 투자와 관련해서 가장 좋아하던 책중의 하나가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인데, 그보다 더 다양한 투자 수단을 다루고 있고, 그보다 더 다양한 분석들에 근거하고 있어요. (물론 3개의 질문은 이러한 분석의 근거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3가지 원론적인 이야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기는 합니다) 누구나 말로는 장기투자를 이야기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다면 더욱더 편안한 마음으로 장기 투자자로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책 제목이 그러하듯이..)

한가지 더, 책을 보면서 그리고 근간에 관심있게 보는 이웃 블로그들을 보면서 기술적 분석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직장인(이어서 단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는) 한계 및 CFA 준비를 하면서 더욱 확신하게 된 - 내재가치Intrinsic value에 대한 생각이 커서 일지도, 아니면 단기적 시각으로 접근하면서 주식 투자에 실패하는 개인들을 많이 보아서 일지도 모르지만, 기술적 분석에 대해 전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었지요(오히려 약간은 무시하는 태도였는지도 몰라요 >.<) 하지만, 단기적(1년정도 미만) 시각에서 수급(매수/매도)은 주가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밖에 없고, 이러한 자금/주식의 수급을 가장 적절히 잘 알수 있는 분석이 바로 기술적 분석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장기적으로 볼때 분명히 명분이 약한 지표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년간 몇% 차이는 만들 수 있는 지표라 생각이 되네요. 언젠가 시간이 좀 지나면 기술적 분석에 대해서도 약간 더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무튼, 주식 시장에 회의적인 생각이 드는 개인투자자, 글로벌 투자의 큰 그림이 궁금한 투자자, 그리고 단타의 유혹을 떨쳐버리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꽤나 도움이 될 법한 책입니다. 번역은 미래에셋 자산운용컨설팅본부에서 했다지요. (미래에셋 주가가 완전 실망스럽지만 회복은 하리라 생각합니다. 흑흑) 아, 올해 초에 가졌던 주식시장에 대한 시각에 큰 변화는 없지만, 회복에 약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는 생각합니다~ 어차피 일이 바빠진 마당이라 그다지 많이 속이 쓰리진 않네요.ㅋㅋ (이거원 불행인지 다행인지... -_-)

책] 2010 업계지도 : 시장이 한눈에 보이는 투자지도의 原典 (이데일리)

Book 2010. 1. 1. 22:28

재미있는 책이 있었군요. 매년 나와서 벌써 3년째라는데 우연히 보게 되었습니다. 주식시장의 큰 흐름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지만, 산업안에 세부적인 종목이 어떤 것이 있는지 잘 모르는 저같은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 될 듯 합니다.

인터넷에서 책을 보고는 바로 교보문고로 달려가 내용을 간단히 확인하고, 다시 인터넷으로 주문을 넣었습니다. (교보 문고 미안~ -_-;;)

이런 분들께 도움:
  1. 우리나라 산업별 Player 들(의 순위와 매출, 주요 Drivers)을 한눈에 보고 싶으신 분들
  2. 이들 산업에 대한 기자/Analyst들의 관심사와 주요 issue 들이 궁금하신 분들


하지만, 이런건 참조하세요:

  1. 어떤 산업에, 어떤 회사에 투자할지 지침/조언을 주지는 않아요. (그런건 본인이 판단할 문제이지요; 다만 산업별로 간략히 내년 전반적인 업계 분위기가 어떨지 - 맑음/흐림 등 개괄은 나와있어요)
  2. 유사한 책으로 2010 비즈맵(헤럴드 경제)라고도 있더군요. 이데일리에서는 자기네 짝퉁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만, 그 책도 나름 괜찮아요. 책 배치가 잘되어 있어서 오히려 보기쉽고, 앞에는 각 그룹사들에 대해 간략히 정리된 내용도 있어서 "2010 업계지도" 보다는 약간 더 초보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듯 하네요. "업계지도"는 산업을 보는 Frame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설명합니다. (물론 둘다 매우 간략한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책을 제대로 읽지도 않고 쓰는 글이지만, Fact들과 Analyst들의 시각view만 참고할 예정이어서 서점에서 간략히 확인하고는 글 남깁니다. 관심있는 산업이 생기면 틈틈히 들여다 보게될 듯 하군요.

2010 업계지도:

황금: Gold Economics II

Book 2009. 12. 11. 20:07


흥미있는 책이어서 생각보다 빨리 읽었습니다. 앞의 포스팅에서 그대로 연이어 쓰려다가 별도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좋을 듯해서 별도 포스팅으로 남깁니다. 저자는 금 값이 중/단기적으로 어떻게 움직일지, 금으로 어떻게 돈을 벌 수 있는지는 이야기 하지 않아요. 하지만, 어떤 국가/지역에서 금의 수요/공급이 많이 있는지, 그 배경이 어떤지, 또 어느 곳에서 이들 금이 거래되는지, 지급 준비 자산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금과 달러, 유가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면 되는지에 대해 큰 그림을 잘 설명해주고 있지요. Trader 경험과 Analyst 경험이 어우러져 장/단기 시각을 균형있게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1) 금은 인플레이션에 민감: 지폐라는 것은 찍어낸 종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할 수 있고 환금성도 갖춘 것으로 금이 인플레이션을 대비한 훌륭한 자산이 되지요

장기금리는 투자가의 인플레이션 우려를 반영하는 지표다. 향후 10년간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가 높으면 투자가는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에 걸맞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금은 금리를 낳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기 때문에 일반론적으로 볼 때 금리 상승은 금 가격의 하락 요인이 된다… 최종적으로 금 가격의 경향을 결정하는 것은 실질금리라는 사실이다.

2) 금본위제: 금화본위제 / 금지금본위제 / 금환본위제

  1. 금화본위제: 금화가 시중에 유통되는 형태
  2. 금지금본위제: 지폐를 유통하지만 지폐가 일정량의 금으로 교환되는 시스템
  3. 금환본위제: 현지 지폐(Local currency)를 금화와 교환할 수는 없지만 기축통화(영국 파운드, 미국 달러)는 일정량의 금으로 교환할 수 있는 시스템 
  4. 금본위제의 장단점: 금의 총량에 따라 통화가 제한되므로 인플레이션/디플레이션이 수출입으로 자연스럽게 균형을 이루게 되는 반면(장점), 기축통화의 신뢰성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시스템이 불안정해지고, 신용창출(로 인한 경제 성장)이 어렵게 되는 단점이 있습니다.

Stylized Facts

  • ‘시대를 뛰어넘는 가치’의 근원은 ‘희소성’이다. 유사 이래 채굴된 금의 양은 고작해야 올림픽 수영장 3개분(약 16만 톤)에 불과하다.
  • 총 16만톤의 금 재고: 장신구 82.7KTon, 중앙은행 등 공적보유(29.0KT), 민간 투자용(26.5KT), 공예품 등(19.2KT), 기타(3.6KT)
  • 년간 금 공급/수요량(3,912Ton, 2007, GFMS): 광산 생산(2,476T), 재활용(956T), 공적 매각(481T) vs. 장신구(2,401T), 기타 가공수요(671T), 광산 헤지/재매입(446T), 지금 퇴장(236T), 투자 수요(158T)
  • 수요(302T,2위)와 공급(280T, 1위) 모두 미래가 기대되는 중국: 금 보유량(600T) vs. 외환 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1%) (미국 78%, 프랑스 59%, 유럽 중앙은행들 25%, 일본 2%)

덕분에 금 가격 정보와 시장 정보를 알 수 있는 사이트도 하나 알게 되었는데, WCG(World Gold Council, www.gold.org) 입니다. 과거 1900년부터의 금 가격 정보 및 수요/공급 정보 등이 잘 나타나 있군요. 회원 가입(무료! ㅋㅋ)을 하면 일부 정보를 제외하고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입니다. 유용하군요.


많은 Fact 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새로운 정보를 많이 얻었네요. (금과 S&P500의 상관관계는 -0.07로, 신뢰도 95%로 무시할 만한 정도라는 군요..)

세계최대 기금인 하버드 대학 기금을 모델로 삼고있는 아부다비 투자청의 Alternatives(금 및 상품 등 대체투자) 투자 비율이 5~10%라는 군요. 개인적으로는, 평상시에 금에 관심을 가지지는 않겠지만, 금번 금융 위기와 같은 큰 충격이 발생하면(글쎄요.. 한 5년? 15년정도 후에?) 다시 한번 고려해 볼 만한 자산인 듯 합니다. 저는 Equity가 좋아요~ ^^

황금: Gold economics

Book 2009. 12. 4. 00:48


얼마전 끝낸 화폐전쟁 이후로 읽고 있는 책입니다. 원래 책읽는 중간에 Comment를 하지는 않지만, 괜찮은 책이라 생각되어 미리 잠깐 Comment 남깁니다.

화폐전쟁은, 지난 포스팅에서 썼다시피 스토리 위주의 책입니다. 그리고, 화폐가 발생한 1900년대 이전 얘기가 많아요. 하지만 이책 황금은 상당히 실증적이고 상세한 설명이 매력이 있는 책입니다. 황금/유가/화폐/인플레이션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고 있지요. 그리고 주요 무대는 1900년대 이후입니다. 실제 Gold trader 였다는 저자의 경험이 묻어 있는 내용이지요.

이야기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신다면 "화폐전쟁"을, 논리를 좋아하고 실증적 내용이 더 맞으시다면 "황금"을 권하고 싶네요. 어쨌든 화폐와 금에 대한 거시적 관점을 가지기에 괜찮은 두 책입니다... 마저 읽고 또 정리하렵니다~ ^^; 책 디자인이 좀 별로라 손이 잘 가지 않지만, 개인적으로는 묻혀있는 보물인듯합니다.

이후 내용은 여기서... http://smartfool.tistory.com/103 

화폐 전쟁

Book 2009. 12. 2. 21:33


상당히 흥미있는 책입니다. (서양이 아닌) 중국인의 입장에서 썼고 다소 음모론적인 자세에서 화폐의 발생과 변화를 보고 있지요. 제가 좋아하는 방식인, 숫자를 근거로 논증을 펴거나 하지는 않지만 여러가지 제시하는 역사적인 사건들에 대해 상당히 신빙성도 있게 들립니다. 적어도 Fact 에 대해서 저자가 오도하고 있지 않는 이상, 저자의 시선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보이기도 합니다.

금/은 등의 실질적 가치를 지니는 것과 달리 종이에 돈을 찍고 이를 가치를 가지는 돈으로 사용하기로 약속하는 그 초기 과정들이 흥미진진하게 나타나있습니다. 금/은 등은 사람이 만들 수 없지만(물론 찾아다니면 발굴할 수는 있습니다만), 돈은 종이에 말그대로 "찍어내기만" 하면 되지요. 돈이 실질적 가치와 이렇게 분리되면서 인플레이션(즉, 실물 자산보다 돈이 자꾸만 많아지는 현상) 가능성이 발생하게 되며 돈을 발행하는 권리를 누가 가지느냐에 따라 (자본)권력이 주어지게 됩니다.

개인적으로 흥미롭게 와닿은 부분은 크게 세가지 입니다.

1. 화폐과 인플레이션
사실 근 20~30년간의 안정적인 경제 성장은 안정적인 인플레이션(+/-3%정도)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가 성장(부가 창출)하는데 있어 이러한 인플레이션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고만 있었는데, 저자는 이러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게된 가장 중요한 근본 원인은 바로 실물 화폐(금/은 등)와 종이 지폐의 괴리에부터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카고 연방 준비은행은 다음과 같이 해석했다. “미국에서는 지폐든 은행 저축이든 상품과 같은 내재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다. 달러는 그냥 종이일 뿐이며 은행 예금은 단지 장부에 기록하는 숫자에 불과하다. 금속 화폐는 일정한 내재적 가치가 있으나 통상 액면 가치보다 늦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수표, 지폐, 금속 화폐로 채무를 상환하거나 다른 용도로 쓰는 과정에서 액면 가치를 인정받는 요소는 무엇인가? 그것은 사람들의 믿음이다. 사람들은 원하기만 하면 이러한 화폐로 다른 금융 자산이나 실제 상품 및 서비스로 바꿀 수 있다.

2. 신용 창출: 미래 현금흐름을 현재로 끌어와서 사용하는 것
담보든 신용이든, 많은 사람들이 – 또한 국가도 - 대출을 받고 미래에 그 금액을 갚겠다 약속하고는 현재 돈을 사용(소비/투자)합니다. 과거에는 그 형태가 일반 대출에만 한정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향후 현금흐름이 있는 것이면 무엇이든 현금화해서 팔아버립니다. 국민의 세금을 담보로한 국채, 신용카드 사용 금액을 담보로 한 채권, 자동차 할부금을 유동화한 채권, 향후 오르게 될 주식 가치를 담보로한 채권 등, 가지고 있는 어떤 자산이든 적당히 포장해서 신용 등급을 매길 수 있다면 현금화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월가에는 미래의 캐시플로가 있다면 이를 증권으로 만들 것이라는 유명한 말이 있다. 사실 금융 혁신의 본질은 미래의 자산을 미리 쓸 수 만 있다면 모두 현금화하는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러한 신용 등급이 정확히 결정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는 것이지요. 저자가 밝히듯, 근간의 위험을 안겨다준 Sub-prime mortgage의 상당 부분은 안정적이지 않은 대출이 마구잡이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라지요.

3. 신용창출과 회수 사이클
사실 앞의 두번째 항목에서 기회와 위기가 동시에 발생하는데, 자산을 유동화하는 과정에서 신용이 창출되고 여기서 창출된 자본을 바탕으로 경제가 성장하게 됩니다. 성장의 기회가 되는 것이지요. 하지만 신용을 과도하게 제공하면 실질 경제가 성장하는 수준을 넘어서 거품이 발생하고, 어느 순간 이러한 거품은 최후를 맞이하게 되지요. 거품이 꺼지면 정상 수준까지만 하락하면 좋으련만, overshooting 이 있으면 undershooting이 있는 법이어서, 시장의 하락 분위기는 패닉을 초래하고 과도한 공포는 자산의 가치를 급격히 떨어뜨리는 단계로 이어지게 됩니다. IMF 때 아시아권의 버블과 그 붕괴, 그로 인한 급격한 자산(주식, 기업가치, 부동산 등) 가격의 하락, 이번 미국발 금융 위기 등이 경제 성장을 넘어서는 과도한 신용 창출과 그 거품의 붕괴로 인한 사태의 예이지요.

전제적인 스토리는, 로스차일드가에서 기원한 (민간) 은행가들이 금리를 결정하면서 신용 창출과 회수를 조정하고, 이에 따라 거품을 조성하기도, 또 적당한 시점에 터뜨리기도 한다는 내용입니다. 방대한 정보와 세세한 디테일에 이르기 까지 상당히 재미있게 본 책입니다. 후반부로 가면서, 중국은 이러한 은행가의 세력에 당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한다.. 라는 이야기가 조금 지루하기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상당히 괜찮았던듯 합니다.

전반적인 음모론에 크게 공감이 가지도, 그럴 필요도 없지만, 서양식 사고에만 익숙해 있던 뇌에 신선한 시각을 열어준 계기도 되었고, 지금까지의 화폐/금본위제 등의 변화와 맞물려 화폐 및 신용이 어떻게 발생하고 변화되었나 큰 그림을 보게된 책이었습니다. 누가 위기를 만들고 통제하느냐는 그다지 중요하진 않지만, 어쨌건 사람사는 (경제)사회에
발생하는 일이니까요. (거시) 경제에 관심있는 분들께 강추!

부의 재편 /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Book 2009. 11. 4. 00:42
성격은 전혀 다른 두 책이지만, 두 책 모두 서점을 방문하면서 서점에서 가볍게 읽은 책입니다. 저자나 출판사 입장에서 보면 얄밉겠지만, 요즈음에는 서점에서 마케팅 활동으로 제공하는 서비스 이기도 하니까요 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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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 지식포럼 2008년의 내용을 정리한 책입니다.

50개국 200여 명의 글로벌 리더들의 통찰력과 혜안을 담은 미래 지침서! 라고 되어 있군요. 하지만 얇은 책 한편에 글로벌 리더들의 통찰을 모두 담기는 어려웠는지, 맞는 이야기이기는 하지만, so what? 입니다.

물론 올해 초에 출판한 책이어서 올해 금융 위기의 전개과정을 뒤쫒지는 못하지만, 비이성적 공포에 대한 경계, 위기에서 차별성을 키워야 하는 당위성, 창조성의 중요성 등 원론적인 이야기에서 그칩니다.

저자들의 강의에 있었을 혜안들은 모조리 빠져버린 듯 하군요.. 백만원이 넘는 강의를 책한권으로 기대한 것이 잘못이지만, 지식포럼 Essence의 handbook 정도로 훓어보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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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자극적인 부제 -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로 인해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는 책입니다. 서점에서 다른 책을 보고 있는데, 어떤 중년의 아저씨께서 점원에게 "그 책... 결혼 후회하는 책.. 혹시 어디 있나요?"라고 묻는 것을 보고 속으로 키득거렸다는..

처음에 '가끔’ 후회하는 남편과 ‘아주 가끔’ 만족하는 아내는 ‘문명文明적 불만’이다!  라는 카피를 접할 때는 남녀의 차이와 갈등을 재미있게 쓴 정도의 글일까 생각을 했는데, 사실은 이시대 남자로 살아가는 중년 남자들이 쿡쿡거리며 공감할 만한,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에 대한" 에세이입니다.

얼마전, 누군가가 남자는 "개(dog)이거나 애(baby)"라는 말에 엄청 공감했었는데(-_-;), 철 들지 않는 그 마음 상태가 그대로 나타난 책이군요. 인생에 대한 뛰어난 통찰은 아니더라도, 사람 사는 세상에 대한 재기발랄한 센스는 대단한 듯 합니다.
저도 재미있게 보았지만, 요즘들어 더욱 약해만 지시는 아버지께 건네드리고 싶은 책입니다...

The origin of wealth: 부의 기원

Book 2009. 11. 3.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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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lex Systems is a new approach to science that studies how relationships between parts give rise to the collective behaviors of a system and how the system interacts and forms relationships with its environment.

- from Wiki.

도대체 부의 기원이라는 대담한 제목을 쓸만한 작가는 누구이며, 그 사람이 말하는 부의 기원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함에서 책을 읽기시작합니다. 여기 저기서 최고의 책이라는 찬사를 받는 것을 보고는 더더욱 궁금해 졌습니다.

Complex Systems는 복잡계 시스템이라고 표현되는데, 누구는 진화의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누구는 복잡성(-_-;) 또는 불확실성의 관점에서 이야기 합니다만, 위의 위키의 정의가 좋은 길잡이가 될 듯 합니다. 즉, 부분(part)들 서로간, 그리고 주변 환경과의 관계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주고 받고, 전체 시스템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가에 대한 과학적 접근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영향을 서로 주고 받기 때문에 시간의 흐름이 발생하고, 각 개체들(부분들, 환경, 전체 시스템)이 이에 따라 변화하면서 "진화"를 하게 된다고 볼수 있겠네요. 이 책은 부의 기원에 대해 이러한 복잡계 시스템의 관점으로 바라본 책입니다.

읽는 순간 순간 많은 인용들과 새로운 시각으로 인해 최고의 책이라고 느꼈는데, 너무 오랫동안 보고 있는 탓에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잘 기억이.... ㅠ.ㅠ  700페이지에 다다르는 엄청난 양도 한 몫 한 듯 싶네요.

개인적으로 중간 중간에 많은 Implication과 통찰을 얻었지만, 그중에 가장 재미있는 부분은 Sugarscape 였습니다. 설탕 산(Mountain)이라는 자원을 환경으로 하고 설탕을 주 식량으로 하는 개체들을 임의로 분포시켰을때, 부(Wealth)가 발생하고 특정인에게 집중되는 양상을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분석해 본 것입니다. 이러한 개체들을 사람이라고 보고 설탕을 부(Wealth)라고 볼때, 시간이 지날 수록 부를 많이 가질 기회가 있었던 개체에게 부가 집중되는 반면, 대다수 많은 개체들은 부의 분포에서 아래쪽에 위치하게 됩니다(빈곤?)

생각보다 단순한 몇몇 가정들만 가지고도 빈익빈 부익부의 원칙이 그대로 나타나는 것이 놀랍게 느껴집니다. 개체가 설탕이 많은 곳에서 시작하는 경우 더욱 부유해질 확률이 많아지고, 그 부는 상대적으로 점점더 커지게 되면서 빈익빈 부익부의 모습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설탕이 많은 환경에서 시작한 개체는 더욱 부유해질 확률이 커지는데, 즉, 자신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주변 환경의 영향이 부에 있어서 상당한 역할을 하더라는 것이지요. 책 "아웃라이어"의 Legacy 부분과도 일맥 상통하는 면인듯 합니다.

상대적 빈곤의 문제도 재미있습니다. 빈익빈 부익부로 인해 부자가 점점 큰 부를 쌓아 가기는 하지만, 시스템 전체적으로 볼때 시간이 지날 수록 전체 부의 크기는 커져가고(Plus sum), 가장 낮은 부를 가지고 있는 개체들도 어느 정도의 부는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최저 생계비??). 하지만 부를 많이 가지고 있는 개체들과의 격차는 어마어마하게 커져있지요. 즉, 절대적 빈곤은 점점 나아지지만, 상대적 빈곤은 점점 문제가 커진다는 것입니다.


Sugarsca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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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회에서 발생하는 기본적인 부의 형태가 (상대적으로) 너무나 단순한 가정을 가진 Sugarscape에서도 동일한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 흥미롭더군요.

사회과학, 문화, 경제, 경영 등을 넘나드는 방대한 내용으로 인해 짧은 시간안에 다시 전체를 읽기는 쉽지 않겠지만, 비선형시스템, 산업(또는 경기) 사이클, 경쟁과 복제의 원리, 부와 행복, 펀더멘털 가치와 기술적 패턴 등 - 의미있게 와닿았던 내용 중심으로 틈틈이 반복해서! 읽어볼 만한 책이었습니다.

Nudge: Less option can lead to more value !?#

Book 2009. 10. 18.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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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이며 광고에서, 한동안 꽤나 이름을 많이 들어서 이름이 익숙하던 차에 회사 서재에 Nudge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앞 부분은 상당히 재미있고 쉽게 읽혀서 점심시간이나 틈틈이 시간을 내어 회사에서 책을 읽어 보았네요.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이라는 부제처럼, Nudge를 통해 타인의 행동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Nudge라는 의미는 '팔꿈치로 툭 치다'라는 의미가 있다는 군요. 즉, 타인의 주의를 살짝 비틀어서 자기가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요.

뒤로 갈수록 정부 시스템이나 다른 시스템에서 이러한 Nudge를 이용해 어떤 좋은 선택을 이루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예를 들고 있는데, 너무 구체적이고 분석적이고 약간은 관심도가 떨어지는 분야여서 많은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까지 생각이 되는 군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기업들은, 계획하는 자아가 힘을 키워 행동하는 자아와 맞서 싸우도록 도움으로써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라고 하는 부분과, 여기에서 파생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 저축 상품을 출시하는데, 이자율이 거의 0에 가깝고 해지하기도 어려우며 특정 기일(크리스마스)까지 계속 돈을 넣도록 되어 있는 상품(Christmas club)입니다. 이자율도 더 높고 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유동성 높은 상품이 많은데도 이러한 상품이 미국의 1920년대 대공황에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군요. 사람들이 이 상품을 선호했던 이유는 크리스마스에 쇼핑을 할 돈을 어쨌든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또 다른 예는 캐슈넛 땅콩(Cashew nut) 예인데, 곧 맛있는 저녁을 먹을 시간인데 사람들이 땅콩을 자꾸만 먹는 것을 보고 슬쩍 땅콩을 치워버렸더니 그 사람들이 땅콩을 치워준 것에 대해 감사하더라는 것입니다.

단순한 두 가지 예이지만 흥미로운 사실이 있군요. 경제학 상에서 Option 은 바로 가치를 의미합니다. 내가 내일 점심 식사로 한식과 양식을 선택하여 먹을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무조건 한식을 먹는 것보다는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이지요. 주식 시장에서도 call/put option은 가치를 가지고 있지요. 나중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는 그 권리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돈을 주고 거래도 되는 것이지요.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BW: Bond with warrant)이나, 특정 조건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채권(CB: Convertable bond) 등도 그러한 옵션이 없는 동일 조건의 채권보다 비싸게 발행되고 거래됩니다. 실물 옵션(Real option)의 경우에도,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미래 어느 시점에 다시 평가하고 Go/No-go 결정을 다시 할 수 있다면 하나의 옵션을 가지는 것이고, 그러한 옵션이 없는 동일한 프로젝트보다 가치가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위의 Christmas club 과 땅콩의 예에서는 사람들이 더 적은 옵션을 오히려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땅콩이 눈앞에 있어도 먹지 않으면 그만인 것을, 자기 힘으로는 그만 먹기가 쉽지 않으니 억지로라도 먹지 않는 상황이 되면 오히려 더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더 많은 옵션이 더 큰 가치가 있다는 경제학 원리에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인 것이지요.

이는 사람이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발생한 일이지요. 경제적 분석/가치에 따라 장기적 시각을 갖고 행동하기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 욕심에 더 집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뿐만 아니라, 그 판단대로 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도 이렇게 흥미로운 기회를 찾을 수 가 있군요~

가장 듣고 싶은 한 마디, Yes!

Book 2009. 10. 12. 12:46

지난 추석을 이용해 "가장 듣고 싶은 한 마디 Yes!" (이하 Yes)를 읽었습니다. 직장 경력 7년차 정도의 직장인을 주 대상으로 했다는 targeting 처럼, 너무 어렵지않게, 하지만 너무 가볍지도 않게 읽을 수 있었네요. 실제로 겪은 일들과 다양한 사례들로 인해 전반적으로 이야기가 더 풍성하고 재미있게 읽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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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SPer 의 원리는 주요 이슈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줍니다.

1) Wake-up : 본론에 들어가기 전 먼저 상대의 주목을 잡아끈다 (자극주기)
2) Hot : 활성화된 관심을 지속적으로 유지한다 (생생하기)
3) Interest : 왜 나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지 알려준다 (이익제시)
4) Story : 알맹이를 좋아하는 이야기로 포장한다 (이야기하기)
5) Persona : 상대의 정체성, 일관성에 대한 배려로 마무리한다 (자아와 결합)

전반적인 내용은, 논리나 설득 자체에 대한 내용은 아닙니다.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라는 제목처럼, 상대에게서 Yes를 이끌어 내기 위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에 대한 것입니다. (그게 바로 설득인가요? -_-;;) 즉, 상대와 공감대를 만들면서 나의 입장을 이해시키고 원하는 대답을 이끌어내는 것이지요.

구뇌에서 신뇌에 이르기까지 구조를 설명하면서, 대화의 상대가 나의 이야기에 집중하고 공감을 가지면서 동의하기까지 쉽게 도달하도록 틀을 제공해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Yes를 이끌어 내는데 있어서 4)Stroy 부분이 항상 약하다는 생각이 다시금 드는군요.

어떠한 형태든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분이나 구뇌/신뇌 등 뇌가 인식하는 세상에 대해 가볍게 맛을 보고 싶은 분 강추입니다. inuit 님의 지식의 깊이가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기에 벌써 다음 책도 궁금해 지는군요. ㅎㅎ

다른 분들은 이벤트도 많이 하고, 책 소개도 많이 하시던데, 저는 블로깅을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라 오프라인에서 친한 몇몇 분들에게 선물로 드렸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종종 방문해 주시기도 하시고, 또 제가 맛집 정보도 잘 얻곤 하는 enif 님께 한 권 보내드리고 싶네요. ㅎㅎ (enif 님 괜찮으시다면 비밀 댓글로 주소 남겨주시면 보내드릴께요. 그러고 보니 두 분(inuit님, enif님) 모두 공대 출신이지만 공대생 같지 않은 면모를 보이시는 공통점이 있군요~ ^^; )

즐거운 요트파티에서 저자분(^^;)을 직접 뵙고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가졌던 것이 너무난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네요. 블로깅 스타일이 달라진 것도 콕! 찝어 알아채신 센스쟁이 Inuit 님 덕분에 태어나 처음 요트라는 것도 타보는 호사를 누렸군요. ㅎㅎㅎ

시간이 좀 지났지만, 멋진 야경의 요트 trip 사진도 몇장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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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3개의 질문으로 주식시장을 이기다

Book 2009. 9. 21.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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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저런 일들 때문에, 너무나 오랫동안 들고 있던 책인데, 이제야 일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중반쯤까지도 책의 전체적인 구조가 머리속에 잘 자리잡히지 않아서 단편적으로 읽혔지만,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세가지 질문의 의미를 자꾸 되새기면서 Fisher 아저씨가 말하고자 하는 전체적인 그림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요.


세가지 질문은 아주 명료해요.
1. 많은 이들이 믿고(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가?
2. 남들이 모르는 나만의 추정 가설은 없는가?
3. 내 머리(두뇌/분석)에 한계가 있을 수 있음을 받아들이라.


제 방식대로 이해한 것을 정리해 보면 위와 같아요.

1. 잘못된 가설에의 집착: 첫 번째 질문은 기존의 속설이 의심할 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지에 대한 것이지요. 즉, P/E 가 높은 시장이 어떠하다든가, 재정적자가 위험하다든가, 환율과 주가의 관계가 어떠하다든가.. 물론 일리가 없지 않을 수 도 있으나, 이러한 가설들은 충분히 Challange를 해 볼 가치가 있다는 주장이예요. (개인적으로 재정적자와 환율, 대형주에 대한 기존의 환상(인식)은 완전히 깨버렸다고 생각합니다~)

2. 새로운 가설: 첫번째 질문이 모두가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한 Challange라면, 두번째 질문은 한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Advantage(요새는 Edge라고 하던가요? ㅎㅎ)를 만들기 위한 Challenge입니다. 즉, 남들이 모르고 나만이 아는 것을 찾는 것이지요. 저자는 P/E에 대한 새로운 인식(inverse P/E; Earnings/Price)이나, 수십년전 PSR을 개발했을 당시를 예로 들었는데, 이러한 발견 및 새로운 개념의 도입(인식)은 실상 많은 데이터 분석과 Challange를 필요로 해요.

3. 도마뱀의 뇌: 세번째 질문은 사실 심리 및 뇌 구조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이 부분은 책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와 일맥 상통하는데, 시장이 어떻게 심리를 안달하게 만들어 개인들을 두들겨 패버리는지(Beat)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와 같은 세가지 질문 이후에는 이들 질문들의 관점에서 구뇌, M&A, 수요/공급, 환율, 주식 선택 등에 대한 이야기를 풀고 있어요.

주식 시장에 대해 여러 책들을 보았지만, 이 세가지 질문만큼 방법론적으로 유용하면서도 폭넓은 데이터에 근거해서 많은 자료를 제시한 책도 없었던 것 같아요. 덕분에 Ken Fisher에 대해서도 다시 보게되었고, 그의 Forbes 칼럼에서 최근 몇가지 그의 관점과 시각도 다시 찾아 보았답니다.

올해 초에 중국 주식과 미국 주식에 대해 글을 적고자 생각만 하고 있었지만 바쁜 이런 저런 핑계로 글을 쓰지는 못했는데, 이 책을 읽고는 투자 분석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월말부터 중국 본토 주식에 투자하고 여름에 접어들면서 미국 본토 및 (미국 중심의) 자원관련 주식으로 옮겼다가 근간에는 일부 국내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하면서 동유럽 주식 시장을 살펴보고 있는데, 투자 일지를 남기고 Rebalancing 해 가는 과정을 남겨두는 것도 향후에 되돌아 보았을때 자만에 빠지지 않고 투자 스타일을 정립해 가는 길이 될 듯 해요.

5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으로 인해 처음 읽기는 쉽지 않지만, "도마뱀의 뇌"와 함께 조만간 다시 한번 읽어보는 것이 이미 시작된 회복장(이라고 생각한다..)을 대처할 방법이 될 듯하다는...

[책] 아웃라이어 (Outliers : 성공의 기회를 발견한 사람들)

Book 2009. 7. 5. 15:13


베트남 여행은 너무나 좋은 추억을 남겨주었다. 가장 먼저 하려던 일은 여행의 기억이 추억처럼 뭉그러지기 전에 멋지게! 여행기를 정리하는 것이었는데, 8박9일간의 여행도 정리하기가 만만치 않은지라 미루는 동안 재미있는 책을 하나 읽게 되어 먼저 아웃라이어에 대한 글을 먼저 쓰기로 한다.

예전에도 많은 평을 들고 내용을 간략히 알고 있던 터라, 또 깊이 생각하기 보다 흥미있는 통계 데이터와 사례들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어서 몇 시간 만에 쉽게 읽은 책.


책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명쾌하다.

1. 천재(재능)는 태어난다기 보다는 후천적인 노력에 의해 만들어 진다. (1부 Opportunity)

2. 이러한 천재의 후천적인 노력에는 본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Ecosystem 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2부 Legacy)


재능의 후천성에 대해서는 통계 데이터를 많이 이용하고 있어서 근거가 명확하다. 1부 Opportunity도 흥미있게 보았지만, 개인적으로 더 끌렸던 내용은 저자가 Legacy라는 제목을 붙인 2부였다.

기업에서 재무/전략을 함께 다루고 있어서 국가간 전략과 시스템에 대해 – 특히 일본, 대만, 중국 및 한국의 IT 산업에 있어서- 관심을 많이 가지는데, 우리는 이들의 인더스트리 클러스터를 에코시스템(Ecosystem)이라고 부르며 중요하게 판단한다. 특히 대만이 극명한 예인데, 대만에는

1) Foundry 업체라는 반도체 제조 전문업체들이 발달해 있고, (세계 1-2위 업체들이 모두 대만업체이며, 쉽게 제조를 위탁할 수 있는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2) 전세계 컴퓨터 제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만은 브랜드가 아닌 OEM 기준으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컴퓨터를 많이 제조하는 국가이며, 최고의 세트 제조국이라는 것은 많은 부품과 모듈을 또한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IT 부문의 디자인 업체(Fabless)들이 성장하기 좋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인력 측면에서도 좋은 인력들이 계속 양성되고 있고, 중국 문화에서는 일본처럼 직원의 회사 충성도가 높지 않아서, 급여에 따라 또는 사업 기회를 찾아 회사를 떠나는 것도 능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쫓아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도 장벽이 낮아서, 대만의 Ecosystem은 이러한 사업가 정신을 실현하기에 좋은 구조를 만들어 주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디자인 업체들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해 주어야 한다고 하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 사실 이러한 Ecosystem을 가꾸는 것은 한순간에 되는 것도, 몇천억 돈을 쓴다고 되는 것도 아니어서 전략적 지원이 없다면 쉽지는 않은 일이다.

주변 이야기가 많이 들어갔지만, 이 책에 대해 흥미로웠던 점은 이러한 국가간 Ecosystem 또는 경쟁전략을 개인의 성장에 시작을 두고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한가지 더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은 문화에 따라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인식하는 것이 다르고 이러한 인식이 때로는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는 것이었다.

어릴 때부터 토속적인 된장 정서에 살다가 나이들어 늦게 공부도 하고, 자주 여행도 하면서, 또 외국계 기업이라 외국인들과도 일하면서 느끼는 점은 정말 문화가 다르면 관계를 인식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이다. 서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조금씩 다르고, 업무의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 보니 때로는 신선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 (및 동양 문화에서는) 직급-근무 연한-나이 등에 따라 은연중에 관계를 계층화하고 상하 구조를 명확히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양의 문화에서는 그 보다는 수평적인 구조에서 논의하고 토론하여 의견을 통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결제권자/직속 상사에 대한 자세 자체는 크게 차이가 없지만.) 많이들 듣고 알고 있는 내용이기는 하지만 회의때 사장이고 팀장이고 없이 싸우면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때는 꽤나 재미있다고 느껴진다.

책을 읽으면서 문화/권력에 대한 내용중 너무나 와 닿았던 말은; “권력은 그것을 가진 사람이 부끄러워하고 은밀하게 행사해야 할 그 무엇이다.” 라는 것.

Mean Market and Lizard Brain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

Book 2009. 1. 28.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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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책 제목이 여러 번 시선을 끌었음에도 왠지 모를 가벼움에 손이 가지 않다가 몇몇 블로그 및 서평에서 찬사의 글들을 보고서야 책을 잡게 되었다. 회사에서 아마존을 통해 구매하게 되어 원서로 보게 되었는데, 다행히(-_-;) 어려운 용어나 Slang이 없어서 그나마 편하게 읽은. 책의 내용은, 투자를 전업으로 하지는 않지만 1원이라도 수익을 내고자 하는 모든 개인 투자자들(ㅠ.ㅠ 거의 모든 개인이라고 보면..)이라면 꼭!!! 읽어 보아야 할 책. 강추!

경제 주체로서의 개인과, 시장에 대한 기본적인, 그리고 전통적인 가설은 개인의 경제적 결정은 합리적이고, 이러한 합리적 개인의 결정의 집합체인 시장은 이성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이러한 가설을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책의 주요 주장과 개인적으로 와 닿는 주요한 내용들을 보면,

  1)
개인의 경제적 결정은 종종(자주) 비이성적이다. (본 책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다)

  2) 인간은 과거의 패턴이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 "Do you drive your car by looking in the rearview mirror?"
- "Our brains are built to replicate successful behaviors, but the financial markets punish such behavior"


  3)
인간은 자기 자신의 (경제적 분석) 능력에 대해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4)
인간의 뇌를 Prefrontal cortex와 Lizard brain 으로 나눌 때, 전자는 완벽과는 거리가 멀고 후자는 우리 "행동"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5)
"To make money, we must make the unpopular moves and attempt to constrain the lizard brain"

  6)
생산성(특히 혁신에 의한)이 Long-term 경제 성장에 있어서 Key 이다.

  7)
30년 정도 길게 보았을 때 주식시장이 가장 성공적인 투자였다는 믿음은 미국에서만, 그리고 지금까지의 과거에 적용되며, 다른 국가들 및 미래에 대해서는 아직 in question

  8) 3 Pillars of U.S. economy: i) Government deficit spending, ii) Easy money policy of Fed. and iii) Profligate spending of U.S. consumers

  9)
4 keys profiting from mean markets:
      i) Be different
      ii) Make the investment moves that do not product dopamine
      iii) Make an emotionally realistic financial plan
      iv) Be tough enough to stick to a plan

2) 또는 4)의 내용과 관련해서, 유명한 심리학자인 B.F. Skinner의 실험 이야기(주술 비둘기)가 나오는데, 파블로프의 조건반사 개와 다른 재미있는 사례를 들고 있다. 즉, 비둘기에게 조건에 대한 강화(Enforcement)없이, 비둘기가 어떠한 행동을 하던 상관없이 특정 주기(Interval)로 음식을 주었을 때, 비둘기는 그러한 음식이 나올 때 했던 자신의 행동을 기억하고는 다음에 음식을 먹기 위해 계속해서 그러한 주술적 행동을 했다는 것이다. (나를 포함한) 인간들도 이러한 행동을 똑같이 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웃긴 일이다. 비록 오른쪽 날개를 퍼덕이고 왼발을 껑충거리는 식의 주술은 아니겠지만, 인간도 과거 자신의 성공 경험을 그대로 답습함으로써 Financial market에서 같은 식의 성공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책의 내용을 근간으로 하여 개인적으로 가지는 전반적인 생각은 (책의 주장과는 다소 다를 수 있다).

개인의 경제적 결정은 종종(그리고 자주) 비이성적이고, 이에 따라 시장은 비이성적인 Sentiment(Fad)에 크게 좌우되지만, 최소 1-3년 정도 이상 길게 볼 때에야 시장은 이성적 궤도(trajectory)를 따라간다


는 것이다. 전에도 개인적인 투자 성격상 기술적 분석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역시나 기술적 분석이나 Short-term 투자보다는 장기투자를 염두에 둔 가치투자에 더욱 매력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다.

한편, 그 동안 가지고 있던 의문 중 하나는, 주식 시장의 변동에 대해 증권사 전략가나 애널리스트 또는 신문기자들 까지도 "이러이러한 이유 때문에 어제 증권시장이 어떻게 반응했다"는 식의 기사를 쓰는 것이 내가 보기에 그러한 근거가 그다지 신빙성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물론 금리 인하나 GDP 성장률의 변화, 고용 지표의 변화 등 주식 시장이나 실물 경기를 반영하는 지표가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어느 정도 인과관계가 성립하겠지만, 이를테면 극명한 예로 지난해 10월의 극한적인 변동성 장세나 1987년의 Black Monday 같은 날은, 그렇게 설명할 만한 근거가 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도, 비이성적 행동을 고려해 본다면, 그동안 축적된 의심이나 우려가 어느 순간 촉발(Trigger)되고 시장의 Fad에 의해 변동성이 극한적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바람직한 듯 하다. (물론 정확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시장의 Sentiment로 몰아가기는 너무 두리뭉실하지 않은가? 라는 의문도 있을 수 있지만, 이러한 상황에 정확한 인과관계를 찾고자 하는 것은 오히려 잘못된 인과관계의 오류를 범하는 것처럼 보인다)

 책을 읽은 타이밍이 절묘하게도 전 세계적인 주식 시장 붕괴 시점이어서(물론 아직 붕괴가 덜 되었을 위험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미국과 중국 주식에 대해 다시금 매력적으로 느끼게 된 결정적인 실마리를 찾았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해외 주식과 투자에 대해 조금더 적을 예정이다.

 고대부터 현재의 고도 금융 시장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의 (그러나 최근의) 급격한 환경의 변화와, 이에 대한 뇌의 반응을 설득력 있게 정리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한 주요한 투자 자산 - 주식, 채권, 부동산 및 실물 자산 - 에 대한 통찰을 멋지게 보여준 책.

돌부처의 심장을 뛰게하라 (Getting Past No)

Book 2009. 1. 7. 01:07
Inuit 님(... 이라고 부르니 어색..^^; ) 블로그에서 얻게된 책에 대한 소개로, 이번 연말에 읽게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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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논리적이면서도 상대에 대해 감정적인 공감대 형성을 잘 하는 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협상에 대해 상당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상대의 감정적 대응에 대해서는 상당히 불편을 느끼고 같이 버럭!해 버리고픈 유혹을 많이 느끼던 차에 책 소개는 나에게 완전 필요한 내용이었다.

사람 이름에 주의를 잘 기울이지 않는 편이라 저자와 책 소개에서도 누구인지 깨닫지 못하다가, MBA 협상 수업 부교재로 사용했던 책 "Getting to Yes(Yes를 이끌어 내는 협상법), 1981"의 저자가 1991년에 쓴 후속편임을 알게되었다. 개인적으로 협상에 대한 체계적 접근을 처음 접하게 된 책이 Getting to Yes 인데, 아래 주요 목차에서 볼 수 있듯이 책은 협상의 원칙을 충실하게 안내하고 있다.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등의 개념을 명확히 제공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까지도 비즈니스 딜을 평가할 때 본인과 상대측의 협상 구간을 계산해보는 기본적인 틀로 사용하고 있다.


목차에서 보듯, Getting to Yes는 (물론 How to.. 류의 실제 사례와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다소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대응이 중심인데 반해, Getting Past No(돌부처..)는 이와같은 원칙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No!를 외치며 강경하게 나올때의 대응편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각자에게는 감정이 예민해지는 취약점, 즉 '핫 버튼'이 있다.
우리가 반사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첫 번째 징후는 우리 몸이다. 위장이 꼬이는 것 같고,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하거나, 얼굴이 벌게지고, 손바닥에서 땀이 배어나오는 식의 현상은 협상이 잘못되고 있어서 당신이 침착성을 잃었음을 알리는 신체반응이다. 이런 반응이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우리가 발코니로 나가야 할 때다.
나에게도 이런 핫 버튼이 있는 듯한데, 그런 부분을 감정적으로 공격받는다고 느끼면 과다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나도 과다하게 감정적으로 대처하게되는 것 같다. "그러나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참아야한다." "그리고 상대의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버티기 전술 뒤에는 대개 두려움이 숨어있는 것처럼 상대의 공격 뒤에는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

아는 선배가 한분 있는데, 내가 당하면 화가 나고 분개할 만한 상황에서 잠시 껄껄 웃더니 진지하게 상대와 이야기를 이어가는 분이었다. 그 분은 그렇게 다시 대화를 재개할때 항상 "맞습니다, OOO님 말씀도 상당히 일리가 있네요, 그런데 저는... "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 갔었다. 나라면 "그건 그런게 아니고.." 라고 반격했을 만한 상황에서도.

감정적인 상황에서 발코니로 나가는 것 외에 얻은 두 가지 교훈은, "NO"를 쉽게 할 수 없는 개방형 질문 - 어떻게 / 왜 / 아닌 이유는 / 무엇을/ 누구를 등 -을 하는 것과 중간지대의 사람들 - 즉 중립적인 권위 - 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Finance 나 Accounting 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상대가 잘 이해하지 않고 동의하려 하지 않을때 (내가 충분히 잘 안다고 하더라도) 직접 설명하거나 이해시키려 하기보다는 해당 부서에서 직접 답을 주도록 하는 것이 훨씬 감정상/시간상 손실이 덜 하더라는 것.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아무래도, 감정적인 대응은 적어도 본인에게 도움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강한 자존심때문에, 공격적인 상대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을 지적하거나 내가 맞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러한 감정적인 대응은 아무런 쓸모도 없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 lose-lose case로 몰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도 닦는 심정으로 계속 되새김질하고 되뇌이게 될 듯한 책.
 

[고이케 마리코] 아내의 여자친구 & 유리정원

Book 2008. 8. 11. 23:11

근간 적어도 4-5년은 소설을 읽지 않은 듯 한데, 간만에 편안한 책을 읽고 싶어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도서관에서 빌리는 소설이 대부분 그렇듯,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책은 대출중이고 왠만한 신간은 아직 도서관에 도착전. 소설에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고 살아왔기에 급하게 들른 도서관에서 읽을 만한 책을 찾기는 쉽지 않았다. 오래전에 읽은 [상실의 시대]를 기억하고는 일본 소설을 편하게 읽어볼 생각으로 고른 두권의 책. 둘다 고이케 마리코라는 작가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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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여자친구 / 1989
6개의 짧은 단편으로 구성된 추리(?) 소설. 워낙에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지라 추리소설에서 필수적인 포석들은 매번 쉽게 눈치챌 정도이고, 마지막에 드러나는 반전들은 짜릿하기는 하지만 쇼킹하거나 무릎을 탁!치게되는 그런 류의 반전은 아니다. 다만 염려하던 일들이 일어나게 되어버린 그런 당혹감.

공포영화를 보고도 그다지 무서워 하지 않는 체질이고, 귀신 이야기는 재미있게 즐기지만 무섭지는 않으며, 다만 무서운 것은 사람 - 악한 사람 - 인 탓에 어떻게 보면 개인적으로 섬뜻하게 생각되기는 했다. 신문의 사회면이나 "휴지통", Gossip 거리에서 읽는 요지경 세상일의 충격정도. 어쨌든 벌써 따지고 보면 20년 전의 소설이니 그때 당시로서는 꽤나 당혹스러웠을 수도 있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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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정원 / 2002
스타일이 완전히 바뀐, 동일 작가의 연애소설. -_-; 연애소설인줄 모르고 같은 작가의 책을 들었던 지라, 중간쯤에 이르기 까지도 어디서부터 본격적인 추리 소설 또는 스릴러의 형태를 나타낼까 조바심을 냈었다. 하지만 중반을 넘겨서야 다만 불륜을 소재로한 안타까운 사랑에 대한 소설임을 인정할 수 있었다. 서정적인 묘사보다 서사적인 스토리 라인을 더 즐기는 나에게도, 사랑이 이루어 지고 사랑을 표현하는 장소인 정원에 대한 그림같은 묘사는 영상처럼 그려질 수 있었다.

단순한 통속 소설이라 할 수 있겠지만, 안타까운 사랑을 도와주었던 데루가 남긴 평범한 한마디 말은 가슴 한편을 쓰리게도, 감동스럽게도 만들었다.


"진정한 사랑이라는 건 특별하니까요. 여기저기 굴러다니는 그런 사랑이 아니지요. 부모형제는 고사하고 하느님이나 부처님도, 죽은이나 삶조차 어찌 되든 아랑곳하지 않는 것이 사랑이지요."


        너에게 묻는다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설득의 논리학

Book 2008. 7. 20.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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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읽어야지 하고 책갈피 Books to read 리스트에 꽤나 오래 들어있다 읽게된 책이다.

책의 제목이며, 부제에서 오는 느낌은 1) 설득하는 법에 대한 책이거나, 2) 논리적으로 말을 하고 글을 쓰는 법에 대한 책, 또는 3) 논쟁에 대한 Technique 에 대한 책 정도일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괜찮은 평들을 보면서 한번 읽어 보아야 겠다 생각했었다.

사실 책의 내용을 보면 "설득"이 주목받기 보다 "논리(학)"이 주목 받아야 마땅한 내용인데 제목이 어떻게 이렇게 나왔는지 궁금. 전반적인 내용은 논리학에 대한 여러가지 내용을 소크라테스때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로 묶었는데, 중고등학교때 윤리과목을 힘들게 공부했던 나로서는 공허하게 느껴지는 논리와 진리에 대한 논쟁은 잘 와닿지 않았다.

다만 군데군데 생각해볼 내용들이 좀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셜록 홈스의 추리 비법 - 가추법과 가설연역법-에 대한 내용이었다. 어릴때 다른 친구들 처럼 나도 추리소설을 상당히 즐겨읽었었는데, 홈스가 몇가지 사실을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실을 추론해 낼때 감탄을 금할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즉, 몸가짐과 행동, 피부의 그을림, 옷차림 등에서 그 사람이 최근에 제대한 인도에서 근무한 하사관 출신의, 아내가 죽고 아이가 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추론하는 등. 하지만 이런 일들은 너무 드라마틱하고 극단적인 경우가 많아서 영화나 소설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인듯 하다..

회사에서 컨설턴트 출신들과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은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적당히 Presentation 하고 Communication 하는데 상당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이 생각하는 바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진정으로 올바른 것인가 하는데 자꾸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이들이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 셜록 홈스와 같이 몇몇 Data를 가지고 사실을 유추하여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인데, 정작 이러한 유추에 대한 검증에는 소홀하다 보니 자꾸만 Data mining bias를 갖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즉, 자신이 한번 Insight를 가지고 수립한 가설을, 데이터에 따라 수정하지 않고 원하는 데이터가 나올때 까지 원하지 않는 데이터를 자꾸만 버리려고 한다는 것이다.

선입견을 가지는 것, 자신의 생각을 바꾸려 하지 않는 것. 위험한 일인 듯 하다.

이야기가 많이 샜는데, 나름 의미있는 책이었지만 논리학 보다는 심리학에 대한 주제가 나에게는 더 흥미로운 듯 하다. 설득의 심리학 2권이 나왔다니 조만간 달려가야 할 터.

래리킹- 대화의 법칙 / 컬처코드

Book 2008. 2. 16.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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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How to win friends and influence people) 등의 책을 워낙 뜻깊게 읽은 터라 크게 많은 도움을 받지는 않았지만, 래리킹이 자신의 과거 경험을 재미있게 풀어냈다. 2-3시간 가볍고 재미있게 읽어볼만한 책이지만 더 깊은 심화학습이 필요하다면 위의 데일 카네기의 책이 훨씬 도움이 될 듯 하다. 협상의 대가 허브 코헨과 래리 킹이 어릴때 부터의 친구라니 재미있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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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라는 큰 테두리를 경계로 다른 문화가 발달할 수 밖에 없는데, 이러한 문화별로 사람들이 생각하고 느끼는 "코드"가 당연히 다를 수 밖에 없고, 동일 문화권에서는 공통된 "코드"를 가지게 된다. 이러한 바탕에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가 주로 기업의 입장에서 특정 문화에서 호응을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코드에 대해 흥미있게 설명해 주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저자가 컬처코드를 분석한 후 한 일은 제품을 컬처코드에 맞게 개발한 것이 아니라, 다만 광고 등을 통해 사람들의 인식(Perception)만을 조정(Manipulation)해 주었다는 사실이다. 컬처코드에 맞게 조금만 새로운 시각을 심어줌으로써 사람들은 전혀 다른 시각/관점에서 제품을 보고, 실제로 구매 행위까지 변화를 주었다는 사실은 꽤나 재미있다.

다만, 많이 들어왔던 책의 명성에 비해 내용이 상당히 피상적이어서, 막연했던 문화간의 이질감 또는 Culture shock에 대해 약간의 이해를 가져다 준 정도. 아무래도 중심 시각이 미국이다 보니 미국 문화가 가지는 특색을 이해하는데 조금 더 도움이 되긴 한듯.

두 권 모두 내용이 많지는 않아서 가볍게 훓어보면 좋을 책들.

꿀벌과 게릴라 : Leading the revolution

Book 2008. 1. 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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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제목이긴 하지만 그다지 끌리지는 않는 제목임에도 목차와 간략한 내용이 꽤나 흥미로와서 보게된 책.

꿀벌(점진적 개선)과 게릴라(혁신)가 주는 느낌대로, 게릴라식 혁신만이 기업에 새로운 동력을 줄 수 있다는 데 대해 이야기를 풀어간 책이다. Why revolution - How to - Examples 로 전체적인 내용은 매끄럽게 넘어가지만 호흡이 다소 길어서 쉽게 읽히지는 않았다.

이미 발간(2001년)된지 꽤나 된 책이어서 현재 시점에서 Why revolution 이라는 질문은 이미 크게 와닿지 못했고, 다만 Examples에서 거대 기업들 내부에서 발생한 혁신들이 보수적인 기업 분위기를 깨고 어떻게 실행될 수 있었던가 하는 데 대해서 흥미롭게 관찰할 수 있었다.


본문 [반란을 시작하는 법]에서는,

   1. 관점을 정립하라
   2. 선언서(Manifesto)를 만들어라
   3. 연합을 만들어라
   4. 표적을 설정하고 행동을 선택하라
   5. 흡수하고 중립시켜라
   6. 통역해줄 사람을 찾아라
   7. 작게 승리하고, 초기에 승리하고, 자주 승리하라
   8. 고립시키고, 침투시키고, 통합하라

라고 정리하고 있다.

내가 느끼는 대로 정리를 해보자면,

   1. Framing : Understanding the competitions and opportunities
   2. Building and sharing the vision
   3. Spread the vision through the most effective communicator
   * Quick and frequent success is very important, even though it seems to be trivial.


욕망의 진화 - 사랑, 연애, 섹스, 결혼 남녀의 엇갈린 욕망에 담긴 진실

Book 2007. 12. 25. 22:20

제목과 부제만으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이하 "화/금") 와 비슷한 맥락의 책이라 생각하고 선택한 "욕망의 진화". 진화 심리학(Evolutionary psychology)에 대해 알게된 책이다.

책을 처음 들었을 때 500 페이지가 넘는 분량에 놀라고, 첫 몇페이지를 넘기기 전에 나타난 "짝짓기"라는 단어가 인간에 대해 쓰이는데 대해 의아함과 조금의 거부감이 낫지만, 점점 책에 빠져들게 되었다.


남녀가 가진 자원(resource)의 차이, 자원의 차이에서 오는 기회 비용의 문제, 기회 비용의 크기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하는 장/단기적 관점의 차이, 그리고 그에 따라 발생하게 되는 이성 선택에의 전혀 다른 기준들...


일반적인 "화/금" 류의 책과 다른점은, "화/금"류의 책이 남녀의 차이 자체를 설명하는 결과적인 입장인 반면에, 이 책은 다양한 동물 실험 및 심리 실험을 통해 왜 그러한 차이가 발생하는지 원인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 자신도 밝히고 있다시피 아직 많은 실험과 연구가 수행되어야 하겠지만, 남녀의 차이를 보는 전반적인 통찰은 신선하고도 많은 공감을 주었다.

다만 아직 신생학문이다 보니 가설적인 주장이 많아서, 그때그때의 주장에 대해 동물실험 및 동물에서 관찰된 사실들을 근거로 하고 있어서 책읽는 재미를 더하고 있기는 했지만, 인간의 진화심리에 그대로 적용하기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예도 있었던 듯 하다.

어쨋든 남녀의 근본적인 차이에 대해 주목하게 함으로써 이성을 이해하고 중재/화해(reconcile)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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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olutionary psychology (abbreviated EP) is a theoretical approach to psychology that attempts to explain mental and psychological traits—such as memory, perception, or language—as adaptations, i.e., as the functional products of natural selection.
 
 The purpose of this approach is to bring an adaptationist way of thinking about biological mechanisms such as the immune system into the field of psychology, and to approach psychological mechanisms in a similar way.

 In short, evolutionary psychology is focused on how evolution has shaped the mind and behavior. Though applicable to any organism with a nervous system, most research in evolutionary psychology focuses on humans.  
  (source: Wikip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