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ychological call option & Regret

Investment 2009. 11. 7. 16:32


1. 콜 옵션
일전에 Nudge에서 옵션에 대해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콜 옵션은 특정 자산을 만기일 또는 그 이전에 미리 정한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풋 옵션은 그 반대로, 팔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권리라는 것이 의무와는 다르게, 행사(Execution)를 할 수도, 그냥 포기할 수도 있는 것이지요. 즉 A라는 기업의 주가가 현재 1,000원인데 1년후 2,000원에 살수 있는 콜옵션을 가지고 있다면, 1년후 만기일에 주가가 3,000원이 되는 경우 콜옵션을 행사하고 3,000원 짜리 주식을 2,000원에 사는 것이지요. 아무튼 주식 시장에서는 이러한 의미로 사용이 됩니다.

2. (미국의) 주식 중개인
미국에는 주식 중개인(정확히는 Financial adviser)들이 많은가 봅니다. 개인들에게 재무 상담을 해주고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며, 특정 주식을 사고 팔면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도록 상담을 해 줍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Private banking에서 이러한 서비스를 주로 제공해 주지만, 금융 서비스가 약한데다가 인터넷 강국!답게 개인들이 알아서 혼자 투자 결정을 하고 직접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지요. 물론 창구에서 투자 상담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주식/펀드를 처음 선택할 때 뿐이고 포트폴리오 조정(Rebalancing)의 경우 등에는 개인적인 판단에 의지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후회(Regret)
자기가 판단해서 결정을 내렸을때와 조언자(또는 대리인)의 조언에 따라 결정을 내렸을때, 잘못된 결정인 것이 밝혀졌다면 어느쪽이 더 후회스럽고 화가 날까요? (저의 경우는 조언자의 조언에 따랐을 경우일 것 같지만) 대부분의 경우 자기가 판단한 결정이 잘못되었을 경우 더 크게 후회하고 아파한다고 합니다. 대리인의 조언에 따랐을 경우에는 그 사람을 비난해 버림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후회를 적게 하고 자아(Ego)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군요.

4. 주식 중개인 = 심리적 의미의 콜옵션
그런 의미에서 주식 중개인은 심리적 의미의 콜옵션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중개인이 올바른 조언을 주었을 경우에는 자기 자신이 올바른 판단을 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잘못된 조언이었음이 밝혀지는 경우 그 중개인에게 비난을 돌림으로써 자신의 자아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잘되면 자기 탓, 잘못되면 남 탓. 주식 중개인은 잘못 되었을 경우 자신을 보호할 보험이자, 콜옵션인 것이지요.

때로 의사 결정에 있어서 동전 던지기로 결정을 한다거나, 옷을 살 때 친구를 데리고 가는 것, 중요한 의사 결정에 가능한 주요 인물들을 참여시키는 것 등의 경우에서, 가능한 좋은 결과를 내거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목적이 크기는 하겠지만, 잘못된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는 외부에 책임을 전가시킬 수 있는 도구로 사용이 될 수 있군요. 심리학 용어로 Self-attribution 이라고 한다는데, 후회할 위험이 있다면 때로 콜 옵션(보험) 하나쯤 묻어두는 것도 정신 건강에 나쁘진 않을 듯 합니다.  반성은 하더라도 후회는 하지말자 주의이기는 하지만..

머리는 옵션

Nudge: Less option can lead to more value !?#

Book 2009. 10. 18. 23:53

사용자 삽입 이미지
신문이며 광고에서, 한동안 꽤나 이름을 많이 들어서 이름이 익숙하던 차에 회사 서재에 Nudge가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앞 부분은 상당히 재미있고 쉽게 읽혀서 점심시간이나 틈틈이 시간을 내어 회사에서 책을 읽어 보았네요.

똑똑한 선택을 이끄는 힘이라는 부제처럼, Nudge를 통해 타인의 행동에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Nudge라는 의미는 '팔꿈치로 툭 치다'라는 의미가 있다는 군요. 즉, 타인의 주의를 살짝 비틀어서 자기가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요.

뒤로 갈수록 정부 시스템이나 다른 시스템에서 이러한 Nudge를 이용해 어떤 좋은 선택을 이루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예를 들고 있는데, 너무 구체적이고 분석적이고 약간은 관심도가 떨어지는 분야여서 많은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까지 생각이 되는 군요.

개인적으로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은,

기업들은, 계획하는 자아가 힘을 키워 행동하는 자아와 맞서 싸우도록 도움으로써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라고 하는 부분과, 여기에서 파생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은행이 저축 상품을 출시하는데, 이자율이 거의 0에 가깝고 해지하기도 어려우며 특정 기일(크리스마스)까지 계속 돈을 넣도록 되어 있는 상품(Christmas club)입니다. 이자율도 더 높고 돈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는 유동성 높은 상품이 많은데도 이러한 상품이 미국의 1920년대 대공황에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하는군요. 사람들이 이 상품을 선호했던 이유는 크리스마스에 쇼핑을 할 돈을 어쨌든 모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또 다른 예는 캐슈넛 땅콩(Cashew nut) 예인데, 곧 맛있는 저녁을 먹을 시간인데 사람들이 땅콩을 자꾸만 먹는 것을 보고 슬쩍 땅콩을 치워버렸더니 그 사람들이 땅콩을 치워준 것에 대해 감사하더라는 것입니다.

단순한 두 가지 예이지만 흥미로운 사실이 있군요. 경제학 상에서 Option 은 바로 가치를 의미합니다. 내가 내일 점심 식사로 한식과 양식을 선택하여 먹을 수 있는 옵션이 있다면, 무조건 한식을 먹는 것보다는 더 가치가 있다는 것이지요. 주식 시장에서도 call/put option은 가치를 가지고 있지요. 나중  특정 시점에 특정 가격으로 주식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는 그 권리로서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장에서 돈을 주고 거래도 되는 것이지요.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붙은 채권(BW: Bond with warrant)이나, 특정 조건으로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채권(CB: Convertable bond) 등도 그러한 옵션이 없는 동일 조건의 채권보다 비싸게 발행되고 거래됩니다. 실물 옵션(Real option)의 경우에도, 현재 진행하는 프로젝트를 미래 어느 시점에 다시 평가하고 Go/No-go 결정을 다시 할 수 있다면 하나의 옵션을 가지는 것이고, 그러한 옵션이 없는 동일한 프로젝트보다 가치가 커지게 됩니다.

하지만, 위의 Christmas club 과 땅콩의 예에서는 사람들이 더 적은 옵션을 오히려 선호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땅콩이 눈앞에 있어도 먹지 않으면 그만인 것을, 자기 힘으로는 그만 먹기가 쉽지 않으니 억지로라도 먹지 않는 상황이 되면 오히려 더 좋아한다는 것이지요. 더 많은 옵션이 더 큰 가치가 있다는 경제학 원리에 완전히 반대되는 상황인 것이지요.

이는 사람이 경제적 인간(Homo economicus)이 아닌, 불완전한 인간이기에 발생한 일이지요. 경제적 분석/가치에 따라 장기적 시각을 갖고 행동하기보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 욕심에 더 집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바르게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뿐만 아니라, 그 판단대로 행할 수 있도록 돕는 것에도 이렇게 흥미로운 기회를 찾을 수 가 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