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의 심장을 뛰게하라 (Getting Past No)

Book 2009. 1. 7. 01:07
Inuit 님(... 이라고 부르니 어색..^^; ) 블로그에서 얻게된 책에 대한 소개로, 이번 연말에 읽게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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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논리적이면서도 상대에 대해 감정적인 공감대 형성을 잘 하는 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협상에 대해 상당히 자신감을 가지고 있지만, 여전히 상대의 감정적 대응에 대해서는 상당히 불편을 느끼고 같이 버럭!해 버리고픈 유혹을 많이 느끼던 차에 책 소개는 나에게 완전 필요한 내용이었다.

사람 이름에 주의를 잘 기울이지 않는 편이라 저자와 책 소개에서도 누구인지 깨닫지 못하다가, MBA 협상 수업 부교재로 사용했던 책 "Getting to Yes(Yes를 이끌어 내는 협상법), 1981"의 저자가 1991년에 쓴 후속편임을 알게되었다. 개인적으로 협상에 대한 체계적 접근을 처음 접하게 된 책이 Getting to Yes 인데, 아래 주요 목차에서 볼 수 있듯이 책은 협상의 원칙을 충실하게 안내하고 있다. ZoPA(Zone of Possible Agreement), BATNA(Best Alternative to a Negotiated Agreement) 등의 개념을 명확히 제공해주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재까지도 비즈니스 딜을 평가할 때 본인과 상대측의 협상 구간을 계산해보는 기본적인 틀로 사용하고 있다.


목차에서 보듯, Getting to Yes는 (물론 How to.. 류의 실제 사례와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다소 원칙적이고 원론적인 대응이 중심인데 반해, Getting Past No(돌부처..)는 이와같은 원칙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No!를 외치며 강경하게 나올때의 대응편이라 할 수 있겠다.


우리 각자에게는 감정이 예민해지는 취약점, 즉 '핫 버튼'이 있다.
우리가 반사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는 첫 번째 징후는 우리 몸이다. 위장이 꼬이는 것 같고,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하거나, 얼굴이 벌게지고, 손바닥에서 땀이 배어나오는 식의 현상은 협상이 잘못되고 있어서 당신이 침착성을 잃었음을 알리는 신체반응이다. 이런 반응이 느껴지는 순간이 바로 우리가 발코니로 나가야 할 때다.
나에게도 이런 핫 버튼이 있는 듯한데, 그런 부분을 감정적으로 공격받는다고 느끼면 과다한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서 나도 과다하게 감정적으로 대처하게되는 것 같다. "그러나 성공적인 협상을 위해서는 참아야한다." "그리고 상대의 감정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버티기 전술 뒤에는 대개 두려움이 숨어있는 것처럼 상대의 공격 뒤에는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

아는 선배가 한분 있는데, 내가 당하면 화가 나고 분개할 만한 상황에서 잠시 껄껄 웃더니 진지하게 상대와 이야기를 이어가는 분이었다. 그 분은 그렇게 다시 대화를 재개할때 항상 "맞습니다, OOO님 말씀도 상당히 일리가 있네요, 그런데 저는... "라는 식으로 부드럽게 대화를 이어 갔었다. 나라면 "그건 그런게 아니고.." 라고 반격했을 만한 상황에서도.

감정적인 상황에서 발코니로 나가는 것 외에 얻은 두 가지 교훈은, "NO"를 쉽게 할 수 없는 개방형 질문 - 어떻게 / 왜 / 아닌 이유는 / 무엇을/ 누구를 등 -을 하는 것과 중간지대의 사람들 - 즉 중립적인 권위 - 을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Finance 나 Accounting 과 관련된 주제에 대해 상대가 잘 이해하지 않고 동의하려 하지 않을때 (내가 충분히 잘 안다고 하더라도) 직접 설명하거나 이해시키려 하기보다는 해당 부서에서 직접 답을 주도록 하는 것이 훨씬 감정상/시간상 손실이 덜 하더라는 것.

책을 통해 얻은 가장 큰 교훈은 아무래도, 감정적인 대응은 적어도 본인에게 도움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강한 자존심때문에, 공격적인 상대에 대해서는 잘못된 것을 지적하거나 내가 맞다는 것을 확실히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했는데, 이러한 감정적인 대응은 아무런 쓸모도 없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켜 lose-lose case로 몰아갈 수 밖에 없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도 닦는 심정으로 계속 되새김질하고 되뇌이게 될 듯한 책.